일본 밀 산업의 이해
2020 일본 밀생산량은 평년 수준,
기후 변동으로 급락한 우리와 큰 대비
2020년 우리밀 생산은 재배기간 큰 기후 변동으로 전에 없는 큰 감산을 기록했다. 지역별, 농가별, 품종별 확연한 차이 속에 예상의 20%에 그쳤다는 농가가 나올 정도였다.
생산자와 수매업체 등을 통해 우리밀 산업계가 사전 집계한 자료는 12,500여 톤으로 당초 계획의 50% 선에 그치는 모습이다. 2020년 우리나라 식용밀 수입이 2,500,000톤 이상에 달했다. 이를 고려할 때 2020년 우리나라 밀 자급률은 0.5% 선에 그치는 모양이 된다.
기후 변동에 따른 50% 감산. 이는 정말 불가항력적인 것이었을까?
이 궁금증이 우리와 비슷한 기후를 포함하고 있는 일본 밀 생산현황에 대한 궁금증을 키웠다. 연 80~100만 톤 자국산밀을 생산해 12~16% 밀 자급을 이루고 있는 일본. 우리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일본 밀 생산도 큰 폭 감소는 불가피하지 않았을까하는 짐작이었다.
그래서 자료를 검색해 보았는데, 그 결과는 당초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는 모양이었다. 전년에 비해 소폭 감소지만, 예년 평균에 비해서는 오히려 늘어났다는 것이다.
<표 1>지역별 그리고 전년 대비 생산현황이 이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10a 생산량 기준에서 전년 대비 전국적으로 9% 정도 감소하는데 그친 모습이다. 홋카이도 8% 그 외 지역 12% 감산으로 지역별로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전년 대비 감산이었지만, 평균수량 (최근 7년 통계에서 최고와 최저 수치를 제외한 평균치) 대비는 오히려 8% 늘어났다는 점이다. 평균수량 대비 증가폭도 홋카이도 8% 그 외 지역 9%로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그리고 일본 지방자치단체 도도부현별 사례에서 차이가 보다 크게 나는 곳도 있지만, 대개가 비슷한 경향을 보이는 모습이다(도도부현별 생산량 변동은 첨부 일본 농림수산성 원문 파일에서 살필 수 있습니다).
<표 2>의 최근 10년 기간 일본 밀 생산량과 생산면적 그리고 자급률 변화는 2020년 일본 밀 생산량이 이 기간 3번째에 자리함을 보여준다. 생산면적이 큰 변동을 보이지 않는 중의 이 같은 수치는 2020년 일본 밀 생산이 기후에 큰 영향없이 안정적 생산을 이루었음을 잘 설명해 준다.
그럼 2019/20년 우리나라와 일본의 밀 생산은 왜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일까?
우리나라 생산감소의 큰 원인으로 지적된 기후 변동이 일본에는 닥치지 않았을까?
그런데 아래 그림의 우리나라 주요 밀생산지역 광주광역시와 일본의 대표적 밀 생산지역 후쿠오카 일일 평균 기온 변화 비교는 너무나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이를 통해 일본도 기후 변동에서 예외는 아니었을 것이란 짐작을 하게 한다.
물론 기후변동의 생산량의 영향은 최저기온, 최고기온, 강우량, 시간별 차이 등 미세한 부분에서 올 수 있고, 이 점이 일본은 덜했을 수 있다. 그렇지만 홋카이도를 비롯해 전국에서 안정적 생산을 이루며, 우리와 너무나 큰 차이를 보였다는 점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중요 부분이라고 여겨진다.
기후변동을 이겨낸 일본 밀 생산의 현재는 분명 우리와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또는 우리가 놓치고 있는 무언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철저한 배수시설 등 생산기반에서 비롯되었을까?
종자에서 비롯되었을까?
시비, 답압 등 재배 관리에서 비롯되었을까?
오는 2025년 5%, 2030년 10% 자급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우리 모두가 관심있게 살필 부분이다.